장면 — 빚을 받으러 온 스미르노프가 미망인 앞에서 여자라는 족속에 대한 환멸을 터뜨리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진지하게 화낼수록 웃긴다 — 본인은 세상 진지한데 관객에겐 허세로 보이는 간극이 이 코미디의 핵심. 게다가 이 장광설 끝에 곧 이 여자에게 반하고 마니, 큰소리 밑에 흔들림을 깔아 둘 것.
독백 전문
내가 여자 앞에서 처신할 줄 모른다고요? 부인, 나는 살면서 당신이 참새 본 것보다 더 많은 여자를 봤소. 여자 때문에 결투를 세 번 했고, 내가 열둘을 찼고 아홉에게 차였지. 한때는 나도 바보처럼 굴었소. 달콤한 말을 늘어놓고, 굽실거리고, 사랑에 빠져 괴로워하며 달을 보고 한숨을 쉬었지. 미치도록 사랑했고, 재산의 절반을 그 알량한 정열에 갖다 바쳤소. 하지만 이제 지긋지긋하오. 검은 눈동자, 정열적인 눈빛, 산호빛 입술, 볼우물, 달빛 어린 속삭임 — 그딴 것에 이젠 동전 한 닢도 안 내겠소. 지금 이 자리 얘기가 아니라 여자라는 족속 전체가 그렇다는 거요. 하나같이 허영덩어리에 위선적이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거짓투성이지. 겉보기엔 무슨 성스러운 존재 같아서 숨결 하나에 녹아 버릴 듯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 그저 평범한 악어일 뿐이오. 그런데 그 악어가 제가 조물주의 걸작인 줄 안다니까. 맹세컨대, 여자한테 사랑할 구석이라곤 없소. 진실하고 정숙한 여자를 찾느니, 차라리 뿔 달린 고양이나 흰 도요새를 찾는 게 빠를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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