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버림받은 아내 메데이아의 분노 앞에서, 재혼이 실은 가족을 위한 계산이었다며 자신을 변호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이 남자는 자기가 파렴치하다는 걸 모른다—그게 핵심이다. 죄책감으로 연기하면 배역을 배신하는 것. 오히려 억울하고 논리정연하게, 상대를 가르치듯 침착하게 갈 것. '너를 위해서였다'를 진심으로 믿어야 관객이 소름 끼친다. 마지막 '질투'라는 단어에서 상대를 은근히 깎아내리는 우월감—그 미세한 비틀림을 놓치지 말 것.
독백 전문
네가 왕가와의 혼사를 두고 나를 몰아세우니, 내 여기서 똑똑히 밝히마. 나는 지혜로웠고, 냉정했으며, 무엇보다 너와 자식들에게 가장 든든한 편이었다.
가만히 있어라. 내가 이 땅에 처음 발 디뎠을 때, 사방이 재앙뿐인 쫓겨난 빈털터리 몸으로, 왕의 딸과 맺어지는 이런 복을 어찌 꿈엔들 꿨겠느냐.
네 잠자리가 싫어서가 아니다. 새 신부에게 미쳐서도 아니다. 우리 모두가 좋은 집에서 부족함 없이 살게 하려는 것이다. 가난한 자에겐 벗이 없다. 다들 등을 돌리고 입을 다물 뿐이지.
또한 우리 아들들을 내 핏줄에 걸맞게 기르고, 앞으로 태어날 형제들과 한자리에 묶어 두 집안을 하나로 잇고자 함이다.
내가 잘못 헤아렸느냐? 네 그 질투만 한 순간 잠재운다면, 너조차도 아니라고는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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