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눈먼 예언자가 왕의 조롱을 되받아 그가 곧 찾는 살인자임을 폭로하며 저주와 파멸을 예언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보지 못하나 모든 것을 아는 자의 서늘한 확신과 예언의 압도적 무게
독백 전문
좋소, 왕이여. 당신이 그토록 알고자 하니 이제 다 말하겠소. 당신이 온 나라에 내린 그 저주받은 자, 이 땅을 병들게 한 살인자 ― 그자가 바로 당신이오. (사이)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채 가장 가까운 혈육과 더럽혀진 잠자리를 나누고 있으면서도, 지금 자신이 어떤 파멸의 구렁으로 걸어 들어가는지 조금도 보지 못하오. 나더러 눈멀었다 비웃었소만, 두 눈 멀쩡한 당신이야말로 자신이 어디 서 있는지, 누구와 한집에 살고 있는지 보지 못하는 진짜 장님이오. 당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 이중의 저주가 채찍이 되어 언젠가 당신을 이 땅 밖으로 내쫓을 것이오. 지금은 이토록 밝게 보는 그 두 눈이, 그날이 오면 오직 어둠만을 보게 되리다. 오늘 당신이 내게 퍼부은 그 모욕을, 세상 그 누구보다 무겁게 되돌려 받을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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