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각하, 용서하십시오. 저를 잠자리에서 일으킨 것은 제 직무도, 나랏일 소식도 아닙니다. 저의 사사로운 슬픔이 둑 터진 물처럼 넘쳐흘러, 다른 모든 근심을 통째로 삼키고도 여전히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사이)
제 딸이… 아, 제 딸이! 죽었느냐고요? 네 — 제게는 죽은 것입니다. 그 애는 능욕당하고, 도둑맞고, 타락했습니다. 돌팔이 약장수한테서 사들인 주문과 미약 때문입니다. 눈이 먼 것도, 지각이 모자란 것도 아닌 아이가 이토록 터무니없이 제 본성을 거스르는 일은, 마법 없이는 있을 수 없습니다.
(오셀로를 가리키며)
바로 이자입니다, 각하. 보십시오. 제 딸은 한 번도 대담했던 적이 없는 아이입니다. 어찌나 조용하고 얌전한지, 제 마음이 조금만 움직여도 저 혼자 낯을 붉히던 아이였습니다. 그런 애가 — 본성을, 나이를, 조국을, 체면을, 그 모든 것을 거슬러 — 쳐다보기조차 무서워하던 것과 사랑에 빠졌단 말입니까! 그토록 온전한 아이가 자연의 모든 법칙을 거슬러 이렇게 어긋날 수 있다고 믿는 판단이야말로 불구요, 불완전한 것입니다. 지옥의 간계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시 한번 단언합니다. 이자는 피를 다스리는 강한 조제약으로, 그런 효험을 노려 주술을 건 물약으로 제 딸을 홀렸습니다. 이자를 심문해 주십시오. 사실로 드러나거든, 국법의 가장 준엄한 심판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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