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포인트 —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내색하지 않는다. 사랑받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나무와 아침을 이야기하는 담담함 아래로 두려움을 흘려보내는 절제가 관건.
독백 전문
(이리나를 바라보며) 이상하지. 오늘 아침엔 이 나무들이 다 처음 보는 것 같아. 전나무, 단풍나무, 자작나무… 하나같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어.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 곁에서 사람은 어째서 이토록 초라하게 사는 걸까. (사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가야 해. 저기 말라죽은 나무도 바람이 불면 다른 나무들과 똑같이 흔들리잖아. 그러니 나도, 설령 오늘 죽는다 해도 어떤 식으로든 삶에 남는 거겠지. 잘 있어요, 내 사랑. 당신이 건네준 그 종이들은 책상 위에 그대로 두었어. 나 잠깐 다녀올게. (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이리나, 나한테 커피 한 잔만 끓여줄 수 있어? 아니, 됐어. 그냥… 당신 얼굴을 한 번만 더 보고 싶었을 뿐이야. 그거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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