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젊은 미망인 뽀뽀바가 죽은 남편의 배신을 알면서도 죽을 때까지 상복을 벗지 않겠다고 하인에게 선언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비장한 정절 맹세가 사실은 오기와 자기 연출임이 살짝 비치도록, 진지함 속에 희극의 씨앗을 심어라.
독백 전문
루카, 왜 자꾸 그러는 거야. 나는 다시는 밖에 안 나가. 나가서 뭘 해? 내 인생은 벌써 끝났는데. 그이는 무덤에 누워 있고, 나는 이 네 벽 안에 나를 묻었어. 우리 둘 다 죽은 거야.
…뭐? 말이 아깝다고? 토비?
(사이)
토비한테는 오늘 귀리를 한 됫박 더 주라고 해. 그이가 아끼던 말이니까.
…젊음이 아깝다고? 부질없는 소리 마, 루카. 나도 다 알아. 니콜라이가 나한테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 걸핏하면 부당했고, 잔인했고… 그리고 그래, 다른 여자들도 있었지. 내가 몰랐을 것 같아? 다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 아니, 그러니까 더 — 나는 죽는 날까지 이 상복을 벗지 않을 거야. 이 집 밖으로 한 발짝도 안 나가. 그이가 저세상에서 똑똑히 보라지. 사랑이란 게 어떤 건지, 정절이란 게 어떤 건지.
살아서는 나를 그렇게 대해 놓고 — 죽어서라도 부끄러워하라지. 자기가 어떤 여자를 두고 그 짓을 했는지, 이제라도 알라지.
(사이)
웃기다고? 복수치고 이상하다고? 그래, 이건 내 복수야. 내 순정이 그이의 배신에게 하는 복수. 이보다 더 지독한 복수가 어디 있어.
…됐어, 그만 나가 봐. 그리고 누가 찾아오든 나는 아무도 안 만나. 없다고 해. 죽었다고 하든지. 어차피 틀린 말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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