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주인이 강요한 어이없는 혼사에 침묵하는 마리안느를 대신해 하녀가 속사포로 몰아붙이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하는 리듬 전환이 생명이라 템포와 뻔뻔한 재치를 살려야 한다.
독백 전문
아니, 그래서 아가씨는 벙어리가 되기로 작정하셨어요? 그런 어이없는 얘길 듣고도 한마디도 못 하시고, 이 하녀가 대신 나서서 떠들게 만드시냐고요. 아버님이 말도 안 되는 혼사를 들이미시는데, '싫습니다' 그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워요?
(사이)
좋아요, 그럼 아주 잘됐네요. 타르튀프 님의 아내가 되시는 거죠. 아이고, 얼마나 훌륭한 신랑감이에요. 귀는 빨갛고 얼굴엔 개기름이 자르르한 게. 그런 분하고 결혼하시면 아가씨는 세상 부러울 게 없으시겠어요. 마차 타고 그분 고향 촌구석에 내려가서, 시삼촌에 시숙모님들 줄줄이 문안 인사 올리고. 사육제 철엔 무도회 구경도 가시겠죠 — 백파이프 두 대짜리 악단에, 운 좋으면 원숭이 재주넘기까지. 아유, 신나라.
(사이)
왜요, 이제 와서 우는소리 하지 마세요. 싫으면 말을 하셨어야죠, 말을! 사랑은 발레르 님하고 하고, 결혼은 타르튀프하고 하시게요? 아가씨 일은 아가씨가 지키셔야죠. 아버님이 무섭다고요? 무서워서 타르튀프 부인이 되느니, 저 같으면 혀라도 깨물겠어요. 저야 뭐, 남 일이니까요. 타르튀프 부인 되시는 거, 구경이나 실컷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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