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안에 붙는 대본의 조건
자유연기에서 심사위원이 보는 시간은 길어야 90초다. 그 안에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므로, 어떤 대본을 고르느냐가 연습량만큼 결과를 좌우한다.
첫째, 자기 나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배역. 열아홉이 오십대의 회한을 연기하면 아무리 잘해도 "흉내"로 보인다. 둘째, 감정이 한 번 이상 꺾이는 장면. 처음부터 끝까지 울기만 하는 대사는 폭발력이 아니라 단조로움으로 기억된다. 셋째, 제한시간 안에 기승전결이 완결되는 분량. 시간을 넘겨 중간에 끊기면 준비한 마지막 감정을 보여줄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넷째, 시작 10초 안에 상황이 전달되는 대사. 심사위원은 작품 해설을 듣고 있지 않다.
그 해에 유행하는 대사는 하루에 수십 번 반복해서 듣는 심사위원에게 비교 기준만 세워준다. 유명 작품이라도 덜 쓰이는 장면을 찾는 편이 유리하다. 또 욕설과 절규 위주의 대사는 발성은 보여줘도 해석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조용한 대사를 밀도 있게 끌고 가는 쪽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
시간을 재면서 여유 있게 끝나는 분량으로 다듬고, 녹화해서 처음 보는 사람 눈으로 다시 본다. 독백 도서관에서 성별·장르·길이로 후보를 추리고, 저작권이 만료된 명작은 전문을 바로 읽을 수 있다. 여자 배역은 여자 독백 추천, 남자 배역은 남자 독백 추천에 시험 기준으로 고른 목록을 정리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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